김정민lApril 2, 2015l Hit 3624
새로움이 주는 설렘과 기쁨은 나도 모르게 찾아와 내가 익숙해지기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잠시 멈추어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던 길이 다시금 익숙해지고,
어지러진 물건들이 제자리를 찾아갈 때쯤이면
새로움은 금세 작아져 다시 가버리곤 했습니다.
새로움으로 채워지는 첫 순간에는
하나 둘 내 것이 늘어난다는 것에 마냥 좋았지만
이내 곧 또 다른 무언가를 찾으려는 내 모습이 힘들었습니다.
부끄러운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아
새로움으로 겹겹이 채워나가는건 아닌지
더 이상 새로움이 주는 기쁨과 설렘을 느낄 수 없는
변해버린 나를 보는 일은 즐겁지 않았습니다.
내 앞에서 그대로 멈춰 뒤를 돌아
나를 편안히 해줬던 일들에 다가가 보았습니다.
반복되었던 일상들 속에서 느끼지 못했던 일들
시계를 보는일,
창문을 닫아두는 일,
문을 잠그고 집을 나서는 일,
항상 오른쪽에 뒀던 물건들
함께 했던 소중한 사람들,
무심해 기억도 나지 않는 조각으로 채워져 있던
나의 행복이 심어져 있는 곳을 돌보기로 했습니다.
기억해야 할 순간들 앞에선 웃음으로 쉼표를 찍고,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은 용기 내어 내뱉고 부끄러워하고
미뤄왔던 일들은 꺼내어 잘 접어냈습니다.
새로운 일들에 당황하고 엎어지기만 했던 적이
그럴 수도 있었지..., 싶었던 만큼
이젠 새로움 앞에 무섭지 않아졌습니다.
천천히 그냥 느끼기로 했습니다.
부디, 내가 심은 행복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잘 견뎌왔다 말할 수 있는 두 눈이 마주쳐,
이토록 아름다운 설렘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오길 바래봅니다.
다시 이런 기회와 소중한 순간은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with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