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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Post-COVID-19 시대의 발표라는 것

이충원lJuly 28, 2020l Hit 1289


코로나바이러스가 바꿔놓은 대학원생의 삶의 방식 중 하나는 “presentation”이다. 발표라는 것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중요하겠지만, 특히 대학원생들에게는 본인의 아이디어나 연구결과를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며 삶의 방식이다. BiNEL은 연구실 생활을 자신의 소개 발표로 시작하고 exit 발표로 마무리하며, 일주일마다 한번씩 자신이 만들어낸 혹은 느낀 value를 가진 무엇인가를 발표해야 한다. 발표는 컨텐츠도 중요하지만 흐름, 발표 톤, 그리고 손짓 eye contact등 발표자와 발표를 듣는 사람들 모두가 같이 이루어내는 예술 작품과도 같다. 같은 발표자와 같은 발표자료 심지어 동일한 대중이더라도 동일한 발표는 세계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즉, 발표란 것은 발표장 내의 모든 사람들이 interaction 을 하는 순간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impression 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 impression은 누군가에게 신뢰가 되기도 하고 오명이 되기도 하며 입학 및 졸업의 방식이 되기도 하며 탈락 및 분쟁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대학원생들에게 있어서 발표는 숨쉬듯 알게 모르게 이루어지는 삶의 방식이며 ‘어떻게 발표할 것인가’ 에 대한 생각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원생의 이 발표라는 삶의 방식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비대면이라는 키워드가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다른 연구진과 미팅을 할 때에도 비대면으로 해야하고 수업도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며 과제 제안 발표, 면접, 심지어 입학식까지도 비대면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로써 필자는 이런 시대에 사는 대학원생으로써 어떤 소통방식으로 다른 연구진들 및 선후배들과 소통할 것인가 라는 화두로 경희대학교 박욱교수님을 찾아뵈었다. 많은 말씀을 해주셨고 그 말씀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은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상, 비대면 소통이라는 것의 정점에 있는 것은 방송이다. Professional 방송인이라고 직업도 있을정도로 물론 방송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건 대학원생들이 KBS 앵커나 유명 코메디언과 같이 방송을 할 수 는 없지 않는가? 하지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라이브, 페이스북, 아프리카 등 개인 방송이 가능해지고 또 유행을 일으킨 시점에 대학원생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은 많다고 생각한다. 그 중 세가지를 본 글에서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녹화와 방송의 차이점을 잘 이용해야 한다. 일례로 최근 들어 시행되고 있는 여러 virtual conference들에서는 녹화본 발표 동영상 자료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를 연달아서 녹화를 한 사람의 흥분감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받지 못한 채 10시간가량을 집중도 높게 들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interaction이 필요한 것은 인스타 라이브나 카카오 라이브와 같이 컨텐츠 크리에이터와 그 것을 듣기 위해 돈을 내고 듣는 사람들의 장이다. 기존의 virtual conference나 비대면 수업과 같은 경우 이 부분이 매우 부족하다.

둘째, 발표자 입장에서 컨텐츠 전달과 interaction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컨텐츠 전달은 매우 지루하다. 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왜 이 사람이 돈을 내고 내 발표를 들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그 발표의 질이 올라갈 것이다. 대면 발표의 경우 사람들이 장소 이동, 강연 비용등 수많은 기회비용을 들여 그곳에 앉아서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지만, 비대면 발표의 경우 X표 한번만 누르면 발표를 듣는 사람입장에서 더 좋은 기회비용을 선택할 여지가 높다.

셋째, 방송인들이 실패하는 이유와 성공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 방송인은 발표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나를 present처럼 포장을 잘하고 디스플레이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철학도 없고 fact전달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비대면으로 발표를 듣는 사람들은 위키피디아를 켜서 검색하고 발표 창은 닫을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학원생이 가져야 할 요소 중 하나는 adaptation 이다. Adapt를 하며 대학원생들은 진화를 하게 되며 본인의 철학을 구성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철학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신경 써주길 원한다면, 본인을 잘 present할 수 있어야 하고 이는 끊임없는 발표들에 대한 구상과 발표 자체를 해야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이 닥쳐도 대학원생들은 적응 해야 하고 자신들을 발표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대학원생들의 그리고 여러 다른 직종의 사람들의 발표가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계속 상상해봐야 할 것이다.

Comment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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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진
    정윤진
    2020-07-29 12:22:11
    Adapt 를 잘 해야한다는 말이 크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상황이 변했을 때 얼마나 빠르고 훌륭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오히려 큰 도약을 이뤄내는 경우도 많은 것 같고요. 코로나로 많은 상황이 바뀌는 상황 속에서  발표 형태의 변화를 유추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하는 인사이트를 잘 봤습니다!

  • 최아현
    최아현
    2020-07-30 13:21:36
    박욱 교수님을 같이 찾아가고 얘기를 들었었는데, 저는 박욱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것들 중에서 interaction과 관련된 얘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발표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듯이, 해당 발표를 듣는 방법 역시 변화하고 있고 같은 발표를 보고 상호작용을 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저는 박욱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서 최근 유투브에서 스트리밍 같이 영상을 틀어주고, 특정 장면에서 시청자들이 모여들어 서로 댓글로 의사소통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신선하였습니다. 하지만 학계에서 비대면 발표를 진행하고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는 이러한 변화된 문화가 아직 느껴지지 않아 어떠한 방향으로 발표를 듣는 사람 간의 의사소통 문화가 변화할지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 이수민
    이수민
    2020-08-04 13:24:58
    presentation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구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 역시 그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개개인이 연구를 어떻게 전달할지, 또 그것이 모여 집단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하여 다수에게 의미가 있는 발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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