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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정서적 이득을 위한 행동에 대하여

최아현lAugust 4, 2020l Hit 1234



최근 이득과 행동과 관련된 사연을 하나 보게 되어 그 사연과 사연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먼저 읽었던 사연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A 부부가 처음으로 소유하게 되면서 타일 하나, 조명, 선반까지 손을 대지 않은 곳이 없는 아끼는 집을 이사를 가기 위해 판매를 하게 되었다. 해당 집은 하루 만에 팔렸는데, 이 날 이 집을 보러온 두 부부 B, C가 있었다.

B 부부는 집 구경을 시작하고 첫 집이라고 했지만 집을 보자마자 마음에든 것이 보였고, 집을 구경하면서도 “너무 예쁘다.”를 계속해서 말하며 그 자리에서 사고 싶다고 말을 하고 갔다.

반대로 B 부부가 다녀가기 전에 방문했던 C 부부는 집을 구경하면서 하나부터 열 멀쩡한 곳을 희한한 흠을 잡으려 했고, 집을 아끼는 A 부부는 고운 내 새끼가 억울하게 흠 잡히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C 부부 역시 잔뜩 흠을 잡았지만 결국 집을 사고 싶다 하였고, C 부부가 B 부부 보다 500만원을 더 주겠다고 했다.

이때 A 부부는 아무 고민도 없이 당연하다는 듯 500만원을 손해보고 B 부부와 가계약을 했다. 그제야 C 부부는 부랴부랴 전화를 해 웃돈을 더 줄 테니 본인들에게 집을 팔라고 했지만 A 부부는 B 부부에게 집을 팔았다. A 부부는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이 집이 A 부부에게 줬던 행운만큼, B 부부에게 좋은 기운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좋은 사람들이 집 주인이 돼서 기쁘다고 하며 해당 사연은 마무리된다.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하에서 최선의 판단을 한다는 것이 기존 경제학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러한 항상 합리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인간은 온전히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가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위에서 언급한 사연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물질적인 이득을 따르지 않고, 본인들의 신념, 상대의 태도에 대한 생각 및 기분에 따라서 행동을 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행동경제학은 다양한 비합리적인 경제 활동들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는데, 이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인 행동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위와 같은 상황이 오면, 눈앞의 적지 않은 물질적인 이익을 쫓지 않고 B 부부에게 집을 팔기까지 굉장한 고민과 결심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앞의 상황에서는 많은 고민을 한다고 했지만, 생각해보면 본인은 고민하지도 않고 소위 이익을 따르지 않는 '비합리적인' 행동들을 한다. 위의 사연과 관련된 생각과 심리에 의한 행동이라고 전문가에 의해 분석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소비 패턴 중의 하나가 일정 금액 이상의 소비를 할 때 나에게는 굉장히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소비를 하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위한 경우 그 기준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사실 이익만을 추구다고 하면 누구에게도 소비를 하지 않거나, 최종적으로 나 자신을 위한 소비가 더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어떻게 생각하면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합리적이라 분석될 수 있는 행동들 역시 이득을 따라 행동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이득이 물질적인 것인지 심리적인 것인지에 대한 차이일 뿐. 나 역시 위에서 언급한 소비를 하는 경우 무의식적으로 굉장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심리적 보상들의 가치가 결국 같은 비용을 나를 위해 소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물질적 가치보다 높은 것이 아닐지. 위의 사연도 결국 같은 형태로 이해가 되었다. 물질적인 이득이 아닌 정서적인 보상, 심리적으로 보람을 느끼며 또 다른 형태의 이득을 추구하고 있고, 기존의 경제학적으로 해석할 수 없지만 개인에게는 충분히 합리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이라고. 

Comment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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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진
    정윤진
    2020-08-05 11:12:01
    저도 원래부터 정서적 심리적인 보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살아갈 수록 그 중요성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일정수준 이상의 삶이 보장된다면 물질적인 풍요보다 정신적인 풍요가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해주신 대로 결국 본인에게 더 큰 이득이 된다는 거죠. 오늘 장서희 박사님이 발표한, 선행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네요.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많은 가치를, 의미 있는 연구를 성공시킴으로써 또한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많은 것을 나눔으로써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연구실의 큰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이충원
    이충원
    2020-08-06 10:34:3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현이나 정윤진박사님이 말한것과 비슷한 선상에서 연구실에서 서로에대한 크레딧이 가장 가치 있는 토큰으로써 작용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점점더 은근히 아 이 정도면 크레딧을 얻었겠지. 저사람이 가지고있는 나에대한 크레딧이 얼마인가 라고 생각하고 신경쓰게 되는것같아요. 다만, 그 크레딧을 위한 행동은 좀 더 이기적인 관점인것같고 여기서 말해지는 '아 뿌듯하다' '기분좋다' 하는등의 심리적 보상은 연구실내 뿐 아니라 일반 생활을 하면서 삶을 지탱해주는 큰 부분인 것같습니다. 남에게 무언갈 바라고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기보다는 좀 더 나의 발전을 위해서 '비합리적인' 보상을 해주는 삶을 살아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 이수민
    이수민
    2020-08-06 16:21:55
    어릴 적 아버지께서 제게 해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피자를 오빠랑 수민이가 둘이 나눠먹는다고 생각했을 때 어떻게 나누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것일까? 두명이기 때문에 반반으로 나누면 서로 손해를 안봤다고 생각할까? 오빠가 수민이보다 더 크기 때문에 체중에 따라 65대 35로 나누어야 할까? 수민이가 피자를 더 좋아한다고 해서 수민이가 더 피자를 많이 가져가면 합리적으로 잘 나누었다고 생각할까? 대부분의 사람은 '어쩌면 내 것이 될 수도 있던 것'을 남에게 나눠주는 것을 손해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민이는 앞으로 항상 손해를 보는 쪽으로 행동을 해야 다른 사람들은 공평하게 잘 나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만족감이 앞으로 그들이 너와 또 거래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그것이 너를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살아오면서 눈에 바로 보이는 숫자들이나 행동들에 혹해서 그 말씀을 잊고 살 때가 많았습니다. 합리적이라는 것에 저는 물질적인 부분 이외에 이런 심리적인 부분 역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현이의 글이 저에게 잊고 살았던 아버지의 말씀을 다시끔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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