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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에 이용하는 안티프래질한 삶

김수덕lAugust 24, 2020l Hit 1714


최근 신문기사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았다. 대개 우리들이 년초 신년계획을 세우듯, 국내 내로라하는 금융업계 리서치센터들에서는 국내경제, 증시 등 전망을 한다고 하는데, 지난 20여년간 그 예측의 방향성에 대해서 검증을 해보았더니, 고작 방향성에 대한 정확도가 40%조금 넘는 실망스러운 수치로 나왔다. 정확도를 산정하는 방법의 문제를 제쳐두고서도 저 40%란 수치는 충격적이라고 볼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한 거시경제, 산업, 금리, 외환 등의 전문가들 조차도 단순히 동전던지기를 통해 오른다/내린다 찍는 수준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사람들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세상의 비선형성, 복잡도를 인간의 지적능력으로 헤아리기는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 세상은 이해하기에는 너무도 복잡하고, 난해하다. 멀리보지 않아도 년초에 신년계획을 세우던 수많았던 사람들은 저마다 인생계획을 숙고하여 세웠을 것이다. 그중 치밀하고 똑똑한 사람들은 여러가지 케이스를 나누어 시나리오플래닝을 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 중에 COVID 19가 발생하여 이렇게 급격하게 인류 삶의 형태의 궤적이 바뀔줄 누가 알았을까? 물론 예측을 못한 그사람의 잘못은 아니다. 실제 우리 주변의 많은것들은 우리가 예측을 정교하게 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 예측을 벗어나는 블랙스완이 발생하여 시스템을 망친다. 따라서,  미래는 어떻게 될까?를 예측하는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떠한 생각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라는 질문을 해야한다.

이해할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있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 는 그럴듯한 답을 내놓았다. 사상가이자, 계량트레이더이자 문학평론가인 이 다재다능한 사람은 이분야를 연구를 오랜기간 하였으며, 나는 그의 저작에서 삶과 의사결정 그리고 불확실성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식에 대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의 전공은 금융시장 더 나아가 세상의 무질서와 비선형성에 대한 것인데, 대표작인  ‘블랙스완’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해 불가능’을 설명하는데 책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리고 또다른 저작에서 안티프래질(Antifragile)은 ‘그렇다면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였다. 다음은 나심이 이 책에서 제시한 해결책들 중 하나이다.



1.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무엇이 프래질한지 안티프래질한지는 알 수 있다. 예측을 믿지 말고 프래질한 것과 안티프래질한 것을 구별하라.

2. 바벨 전략(Barbell Strategy): 하나는 안전하고 다른 하나는 위험한 두 개의 극단을 동시에 사용하라. (예:작가가 편안한 직장에서 한직을 갖고 글을 쓰는 것 또는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가깝게 하면서 친구들과는 싸우면서 자라도록 하는 것)

3. 당신의 선택이 항상 옳을 필요는 없다. 다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했을 때 해롭지 않고, 반대로 바람직한 결과가 발생했을 때에는 이를 인식할 줄 아는 옵션(option)만 있으면 된다.

 
요약하자면, 부러지기 쉬운(Fragile)의 반대인 강건한(Robust)한 삶이 아닌, 안티프래질(Anti-fragile)한 삶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위기가 나타나도 버티는 강건함(Robust)가 아닌, 위기가 나타나면 더 강해지는 식의 대응을 하라는 것인데, 사실 이러한 예는 대단히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무수히 많다. 가령, 첫번째,경제위기는 개인, 집단, 국가에게 큰 시련이지만, 부실,한계 기업들을 정리하고 더 좋은 경제생태계로 나아갈 수 있다. 두번째, 악플이 많아질수록 역설적으로 당사자는 더 유명해진다. 노이즈 마케팅은 이것을 이용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안티프래질한 속성을 이해하고, 우리 삶에도 적용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예측보다는 대응이고, 블랙스완같은 이벤트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인,집단 그리고 국가 레벨에서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더더욱 많이 느끼게 된다.



Comment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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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충원
    이충원
    2020-08-26 11:51:33
    위기는 기회다 라는 교수님 말씀 생각이 나네요. 강건해야지 강건해야지 했는데, 안티프래질한 삶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것같습니다. 신입생때부터 저희랩에서는 의사결정할것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들이 exponential 하게 증가하면서 어떻게보면 시련이 되어 돌아오기도하였는데, 이를 더 좋은 방향성으로 틀을 수 있는 계기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정윤진
    정윤진
    2020-09-02 16:15:27
    앞으로 나아갈 수록, 결정할 것은 점점 많아지고 결정할 요소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아지며 고민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미리 철학을 설정해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알 수 있는게 적어도, 선택을 할 때 그리고 선택을 평가할 때의 판단 기준이 명확하게 설정되어있을 수록 유리할테니까요. 이런 철학이 있으면 안티프레질한 삶도 더 영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어떤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더 큰 성공을 거두곤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빠른 행동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겠지요. 하지만 바벨 전략처럼 올인이 아닌 일부 도전하는 전략으로 새로운 상황에서 자신의 철학으로 선택해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 크게 성공하거나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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